아녜제는 살짝 몸을 움츠렸다.좌우간 단순하고 쓸데없는 작업을 끊임없이 계속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정신을 닳게 한다는 것이다. 작업은 의미가 없으면 없을수록 효과가 크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감각은, 마라톤에서 겨우 골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시간을 다시 재야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몇번이나 주는 느낌이 아닐까.ㅡ십자가는 그 무게로 교만을 바로잡는다!!그 너머에 있던 비아지오는 가슴에서 다섯 개의 십자가를 꺼내 카미조의 머리 위로 던졌다.그 중심점, 방금 전까지 카미조가 서 있던 곳에 커다란 망치를 내리치듯이 한 남자가 서 있다.『아ㅡ아ㅡ. 모처럼 카미양은 아마쿠사식 사람들을 여왕 함대의 대폭파에서 지켜주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감사 제로일 뿐만 아니라 저는 상관없습니다 선언이란 말인가. 타락했네ㅡ칸자키 카오리. 카미양이 이 말을 들으면 낙담할 거야. 아마 그 녀석은 이상하게 상냥하니까 화도 내지 않을 테지.』AATR(조준을 오른쪽으로)!!갑자기 두 사람과는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그 남자가 갖고 있는 십자가 중 하나에서 들린다.『용케 알았네. 돌아오면 대패성제 벌칙 게임 각오하도록 해라던데?』뿐만 아니라 구체에 기대어 있는 아녜제의 얼굴을 보고 희미하게 표정을 빛냈다.토우마, 거기에서 떨어져!!비아지오 부조니는 목에 건 수많은 십자가에 손을 댄다.올소라의 집에는 방이 몇 개 있다. 따라서 올소라와 같은 방에 모두가 모여서 가재도구를 버릴 것인지, 가져갈 것인지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골판지 상자에 담아 나가게 된다. 그 작업이 끝나면 책장이나 침대 등 대형 가구를 실어내고, 마지막으로 바닥과 벽을 청소하고 나면 다음 방으로., 그런 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이미 방 하두 개 정도는 올소라와 아마쿠사식 사람들이 끝낸 모양이다.그 직후,거기에 의문을 품는 건 네가 올소라 님 구출전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야..기특한 말로 속여 놓고, 나간 순간 턱이 덮쳐들거나 하지는 않을까요?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를 돌아보기 위해 온
주로 쓰는 손이 아닌 일격은 문외한도 알 수 있을 만큼 위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가 항상 내지르는 오른쪽 주먹에 비하면 역시 떨어지는 속도일 수밖에 없다.배 여기저기에서 뚜벅뚜벅 하는 발소리가 다가온다.자세히 보니 그녀들의 수도복에는 인덱스와 똑같이 많은 안전핀이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마를 단단하게 조이고 있던 금색 서클릿도 없어졌다.덜컹 하고 온 힘을 다해 수화기를 내려놓았다.유감이지만 그 억측에는 틀린 데가 있네. 내가 노리는 건 그게 아니야.제길!!뜻을 굳힌 안젤레네는 옆에 있던 루치아의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고는,바다가 가깝다기보다 바다에 둘러싸여 잇다고 하는 게 옳을지도.아마쿠사식 크리스트 처교는 뜻을 모아 큰 소리로 대답했다..아마 아무것도 모를 거예요. 아드리아 해의 여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 절대로 잠자코 있을 리가 없어요. 우리는 전에 당신들을 습격했으니까 잘난 척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시스터 아녜제가, 프로인 사람이라면 몰라도 마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로마 정교 신자들을 죽이는 것까지 괜찮다고 할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워요.눈앞에 있는 올소라가 얼마나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난 인간인지 생각하면서.카미조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다시 주의를 향하기 전에, 차갑게 젖은 손이 카미조의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흠칫해서 돌아보니 도로를 따라 흐르는 운하에서 하나의 손이 뻗어나와 있었다. 검은 긴소매 옷을 입은 손이다. 누군가가 운하의 수면 쪽에서 기어올라와 카미조의 목 뒤를 움켜잡은 것이다.이미 한 번 입구와 벽을 동시에 파괴했다. 자세한 이치는 몰라도, 어쨌든 이매진 브레이커는 위험한 것이라고 판단된 모양이다.우선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여기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탈출방법을 알 수 없을 테고, 무엇보다 아녜제 씨를 화나게 하면 다른 분들까지 이곳으로 올 테니까요.불이 꺼진 대성당에는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비쳐드는 희미한 달빛밖에 없다. 거의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노인은 계속 글자를 읽어간다.바다에서 싸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