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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꺼머리가 또 한번 눈을 빛냈다.그밖에 소득이 또 있으리. 동서 덧글 0 | 조회 142 | 2021-06-02 05:43:58
최동민  
떠꺼머리가 또 한번 눈을 빛냈다.그밖에 소득이 또 있으리. 동서의 지형에 따라 물맛이 다르고 남북의 기후가 다르니 그 산줄기와 강변과 곳곳에 사는 내 나라 사람들의 인심 풍속은 어떠한지, 그 민생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겪으며 세상의 견문을 넓히는 일 또한 장차 세상을 넓게 살아야 할 사람의 빠뜨릴 수 없는 공부로세.구겨버릴 수도 없는 김민세의 여덟 글자를 쥔 채 허준은 약재창고로 향해 갔다. 깨진 솥의 예의 화로의 재를 담아내고 있던 궁녀 정씨가 나타난 허준을 무시했다.그건 자신이 내의원에 붙고 아니 붙고와는 상관없는 의원으로서 병을 앓고 있는 자들에 다짐했던 어김없는 약속일 터이다.허준은 튕겨일어났다. 어젯밤 곁에 나란히 누웠던 김민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이부자리도 말끔히 개켜져 있었다.의원이 되어 흉기를 들고 네 사람의 생목숨을 끊었습니다.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바로 그런 일이 아니리. 더구나 의원으로서 사람의 소장과 육부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욕망이기 전에 당연히 거쳐봐야 할 공부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것을 주업으로 삼으면서 사람의 속이 어찌 생겼는가를 모른다면 짚신 신은 채 발바닥을 긁어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새삼 의문을 가지려는 게 아니라 생각해보게. 궐내에서야 누구의 환후가 어떻다 병 하나 나면 어의를 비롯 오과 의원을 다 동원해 달려가 입진하기 바쁘면서 이곳에 오는 병자들은 다 무지렁이들이라는 건지 우리에게만 떠맡긴 채 빠져나간 결원을 충원도 안 해주니 몸뚱이가 무쇠가 아닌 터에야 이 생활을 언제까지나 버틸 것 같은가.그 총책임자인 도제조는 시임 의정이나 전임 의정 중의 정 1품 한 사람이 맡으며 그 아래에 종1품 또는 정2품의 제조 한 사람이 있고 다시 그 아래 정 3품의 당상으로 부제조를 삼는데 이 제조는 왕명을 출납하는 승지가 겸임한다.지금 허준이 그 아쉬운 시간을 더욱 금쪽같이 아끼는 방법은 한시바삐 한양에 닿아 내의원 근처에 조용한 거처를 빌린 후 차분하게 취재 준비의 마지막 점검을 해보는 일이요 한양에 닿기 전에는 함부로 사람 많은 방
발이 무릎에 떨어졌고 딸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목쉰 소리였다. 무릎이 꺾여 주저앉았던 김민세가 짐승 같은 소리를 지르며 방을 뛰쳐나왔다. 이어 그 김민세가 돌각담 앞 잿간 위에 엎어졌다. 그리고 그 손에 들고 일어난 건 아들의 신을 집어들 때 눈에 비친 쇠스랑이었다.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깨곤 바람에 휘감겨 덜겅거리는 문짝을 공포에 차서 바라보고 한 건, 그건 바람의 장난이 아니라 자신의 의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살인도 불사하리라는 안광익을 선두로 생간과 인골을 탐하는 환자들이 몰려와 문고리를 잡아흔드는 듯한 착각 때문이었다.허준은 대답하지 않았다.유의태는 대답하지 않았다.하나는 인품이요 둘은 천품이요 셋이 신품이다.바로 찾아온 거야!그래서 1년 계량은 고사하고 이 정초가 지나면 어김없이 호랑이 처럼 버티고 있을 보릿고개를 번연히 알면서도 세상의 가난한 애비들은 세밑이 되면 공연히 부산떨며 나락섬이나 보리쌀말이라도 들고 나가 몇푼 돈냥과 바꾸어 자식들을 설빔으로 치장하여 집 밖으로 내보낸다.유의태가 허준이를 양아들로 삼았다카두만.놓게!이제 2백 40리 .취재는 떨어졌어도 인심이 허준의 집을 뜨겁게 감싸고 있었다. 사네 죽네 온갖 마름질에 살기 바라면서 그 고단한 세상살에 지쳐 허기져 쓰러진 이를 두어 번 어깨나 흔들곤 지나치는 모진 인정을 발휘하면서 그래도 때로 사람들은 자기가 행할 수 없는 마음, 자기가 죄면해 온 상황에 누군가가 대신 나선 것을 알면 그제야 그게 누구인가 되돌아보는 한가닥 썩지 않은 마음씨들을 지녔나보았다.상대할 것 없으니 불 끄게.사람들의 흥미는 그쪽에 쏠려 있는 듯했다.. 보았소.김민세가 허준에계 강하게 끄덕였다.하고 허준은 또 한번 그 이름을 되뇐 후 협실을 나섰다.허준이 가리키는 골짜기 안에 횃불 하나가 마치 귀화처럼 소리 없이 타고 있었다.삼의사의 6품 이하의 의원들과 각사에 속한 종약서원, 도약사령들 그리고 각사에 차비대령하는 의녀 20여 명까지 남녀 60여 명이 끼리끼리 곳곳에서 불을 밝혀 걸레질을 하고 비질을 하고 오랜만에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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